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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오리

세종박물관 앞 아사달 연못에 사는 오리(이하 세종오리)는 페이스북에 '세종오리' 계정이 따로 존재하고 친구도 4100여 명에 이를 정도1)로 학내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오리들은 연못 주변을 무리 지어 다니다 도로 위까지 나와 길을 점령하는가 하면, 벤치에 앉아 휴식 중인 학생들에게 겁 없이 다가가는 등 대담성과 친화력을 무기로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또 학생식당을 청소하는 청소부 아저씨가 오리들에게 식당 잔반 일부를 챙겨주기도 해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독특한 식성도 갖게 됐다.

아사달 연못과 오리의 인연은 2005년 학교축제 때 경영대의 ‘오리 달리기’행사에서 시작되었다. 경영대는 '오리 달리기'행사 이후 갈 곳이 없어진 10마리 오리들의 향후를 놓고 고민했다. 경영대는 총학생회와의 상의 끝에 전상진(당시 총학생회 정책국장)학생에게 오리들을 맡겼고, 총학생회는 오리들에게 ‘일리’ ‘이리’ 등의 이름을 붙인 후 오리들을 돌봤다.

총학생회가 1주일간의 농활을 앞두고 아사달 연못에 오리들을 잠시 방목하고 다녀왔는데 그 사이에 ‘일리’가 다리를 다쳤다. 당시 학생들은 다리를 다친 ‘일리’를 위해 모금운동까지 벌였고 이 이야기는 한국일보, 경향신문을 비롯 MBC생방송화제집중 등의 여러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오리들은 1년 후 2006년 겨울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그 다음해인 2007년 초 누군가에 의해 오리가 다시 방목되었다. 2007년 6월 “수질개선작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오리를 옮겼으면 좋겠다”는 학교측의 제안으로 세종오리들은 안동호로 이사를 갔다. 경북 안동으로 농활을 떠난 학생들이 오리들을 안동호 주변에 풀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새부턴가 오리들이 다시 학교에 살게 됐다. 봄이 오기 전에 새 보금자리를 찾아 비행하던 오리 몇 마리가 우연히 아사달 연못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11월, 오리 개체 수 증가로 깃털과 배설물로 인한 인근 주민과 일부 학생들의 민원이 빈발했다. 민원의 내용은 “오리 털과 배설물이 잔디밭에 너무 많아 정작 학생들은 잔디밭 이용도 못 한다”는 것이었다. 학교 측은 오리의 개체 수를 4~5마리2)까지 줄이기 위해, 2013년 11월 28일까지 오리 주인에게 자진해서 개체 수를 조정할 것을 요청하는 공고문을 학내에 게시했다. 또한 기간 내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학교 차원에서 오리를 임의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2016년 7월, 세종오리는 보금자리인 아사달 연못 옆에서 진행되는 세종인벤션센터 신축공사 탓에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2년 뒤 완공을 목표로 2016년 6월 공사가 시작됐는데, 공사장 바로 옆이 아사달 연못이다 보니 연못 수질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016년 6월까지는 먼지나 모래가 많이 날려서 불편한 정도였는데, 7월에는 아사달연못의 물이 아예 진한 녹색이 됐고 악취까지 났다. 이와 같이 아사달 연못이 더 이상 보금자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자 최근 세종오리들은 풀숲이나 도로에 올라가서 지낸다. 정 목이 마르거나 몸이 너무 건조해질 때만 잠깐 아사달 연못을 찾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도로를 돌아다니고 가끔 헤매다가 학교 건물까지도 올라가다 보니, 학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몇몇 학생들이 세종오리의 보금자리인 아사달 연못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 공간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교 측이 관리에 나서야 한다', '이웃 학교인 건국대 호수에 잠깐 보내는 건 어떻겠냐' 등 여러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학교측은 “자연적으로 생겨난 오리들이기 때문에 학교는 관리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1) 2016년 현재 '세종오리' 계정은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2) 2013년 11월 당시 아사달 연못 근처에 서식 중인 오리는 총 16마리였다. 2012년까지 4, 5마리에 불과하던 오리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시기는 2013년 5월께 오리 새끼들이 부화하면서다. 당시 새끼 12마리 가운데 몇 마리는 인근 도둑 고양이들에게 잡아먹히기도 했다.
others/오리.txt · 최종 편집: 2017/04/16 19:21 저자 162.158.178.97